전라남도 구례의 지리산 피아골에는 지리산 10경의 하나라는 피아골단풍과 임진왜란 당시 고경명 의병장의 직계후손으로 구한말 을미의병 때 500여 의병과 더불어 전사하신 고광순 의병장의 혼이 서린 1500년 역사의  연곡사가 있습니다. 이 피아골에 불락사라는 작은 사찰이 있습니다. 불락사는 휴봉 석상훈 스님께서 창건한 사찰로 매년 초파일이 되면 수많은 국악인과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불락사는 우리나라 최초로 '산사음악제'를 시작한 사찰입니다. 지금이야 전국의 크고 작은 사찰에서 '산사음악회'를 개최하고 있지만 불락사처럼 순수 우리음악 국악을 중심으로 음악제를 개최하는 곳은 피아골 불락사가 유일하다시피 하면 그 규모 또한 성대합니다.


불락사 한켠에는 명창 안비취 선생의 추모비가 있습니다. 이렇듯 국악인들에게 불락사와 휴봉 석상훈 스님은 마음의 고향과도 같습니다. 사실 저도 젊은세대에 속하는 편이라 국악을 많이 접해보지도 못했고 국악공연이라도 볼 때면 지루한 느낌을 가진 적도 있지만 그래도 마음 한켠으로 우리 음악과 전통을 지키는 것이 민족의 미래를 지키는 것이라 생각하는지라 불락사 산사음악제를 지켜보면 피아골에 사는 사람으로 뿌듯함을 느낍니다.


금 년으로 불락사 산사음악제가 30회를 맞이합니다. 매년 그렇듯이 불락사 산사음악제에는 인간문화재급 국악인들이 많이 참여합니다. 금년에는 탤런트 김성녀씨(거의 매년 사회를 봄)의 사회로 쓰리랑 부부로 유명한 신영희 명창 그리고 계현순 전 국립국악원 예술감독 그리고 경남 고성의 카톨릭성당 그레고리안 성가대 등 많은 분들이 공연을 하십니다. 이렇듯 불락사 산사음악제는 1년을 준비하는 성대한 국악제입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고 스님께서 이번 산사음악제 취소를 고민하셨으나 지난 1년간의 준비와 공연하시는 많은 국악인들의 일정을 고려하여 '세월호' 침몰 희생자 추모 및 '산사연등제'로 성격을 바꿔 개최하시기로 했습니다.

 

1 부에서는 이번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고 앞으로는 우리나라에 이런 슬픈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국태민안을 기원하는 추모제를 거행하고 2부의 국악공연에서도 그 내용이 희생자를 추모하는 것으로 수정이 있을 것입니다. 또한 그곳에서 모금한 기금은 희생자 가족께 전달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번 사고는 희생자 가족들께도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안겨주었지만 우리 국민 모두에게도 한없는 슬픔을 주었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고통스런 사건 사고가 더이상 주변에서 발생하지 않기를 기도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