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0일 대한불교 조계종 제13교구 본사 하동 쌍계사 주지에 상훈스님이 취임했습니다.

“禪 茶 音의 도량으로 사부대중 사랑 받을 것”

“범패 등 불교문화의 향기를 항상 가까이 할 수 있도록 해 주신 고산스님의 뜻을 받들어 선(禪).차(茶).음(音)이 어우러지는 근본 도량이자 문화포교 발상지로서의 전통을 이끌어 나가겠습니다.”

지난 5월30일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으로부터 제13교구본사 쌍계사 주지로 임명 받은 상훈스님〈사진〉은 ‘문화 포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화는 삶의 질을 결정하는 잣대입니다. 불교에서 부처님의 말씀 하나하나가 모두 우리의 문화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볼 때 앞으로 문화포교의 중요성은 새삼 말씀드릴 필요가 없습니다.”

스님은 문화포교의 대표 주자인 ‘산사음악회’의 효시자로 불리운다. 신라시대 범패를 처음으로 전한 진감국사가 머물렀던 쌍계사 국사암 감원 당시, 그 맥을 재현.보존하고자 1986년 ‘제1회 산사음악회’를 시작했다. 중앙대 박범훈 총장, 연출가 손진책 씨, 국악인 김성녀 씨, 도올 김용옥 씨 등 문화.예술계 인사들과도 당시에 인연을 맺었다.

“당시엔 절에서 무슨 음악이냐며 소위 ‘딴따라’ 취급을 받기도 했지요. 지금은 산골 절에서도 산사음악회를 여는 것이 붐이 되었지만요.”

국사암에 이어 1990년 ‘불교음악 도량’이란 뜻으로 개창한 구례 불락사에서도 부처님오신날마다 산사음악회를 열고, 불교음악인들을 위한 불교음악 교육연수원을 조성하는 등 불교음악에 대한 스님의 열정은 점점 깊어갔다.

스님은 근래 열리는 산사음악회에 대해서는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저도 옛날엔 서양악기인 바이올린을 켜기도 했지만 근래 열리는 산사음악회는 국적 없는 문화현상의 난립과도 같다는 생각이 종종 들곤 합니다. 국악 등 민족문화 예술이 불교문화 예술과 같은 뿌리임을 인식한다면 서양문화가 아무리 밀물처럼 들어온다해도 그 정체성 만은 지켜야 하지 않을까요.”

이를 위해 한국 전통차의 시배지이자 전통불교음악인 범패의 발상지, 육조 남종선의 진원지인 쌍계사에서 앞으로도 진감-초의선사로 이어지는 다맥 전수 대법회와 산사음악화를 여법하게 이끌어 나갈 방침이다.

“사부대중의 중지를 받들어 외호하고 수행과 포교가 살아있는 본사를 이끌어 가라는 것이 은사스님의 당부셨습니다. 앞으로도 그 뜻을 새겨 책임감 있게 운영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상훈스님은 고산스님을 은사로 해 76년 쌍계사에서 사미계와 그 이듬해 구족계를 받았으며 해인사 승가대학을 졸업한 후 총무원 포교국장과 불락사 주지, 쌍계사 총무국장을 각각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