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사찰에서 저승세계인 유명계(幽冥界)를 상징하는 당우(堂宇).

명부란 염마왕이 다스리는 유명계 또는 명토(冥土)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고, 명부전은 지장보살을 모시고 죽은 이의 넋을 인도하여 극락왕생하도록 기원하는 기능을 하는 전각이다. 지장보살을 주불로 모신 곳이므로 지장전이라고도 하며, 지옥의 심판관 시왕을 모시 곳이므로 시왕전[十王殿], 저승과 이승을 연결하는 전각이므로 쌍세전(雙世殿)이라고도 한다.

지장보살은 도리천에 살면서 미륵불이 성불하여 중생을 제도하는 용화삼회를 열 때까지 중생을 구제하는 보살이고, 시왕은 128개 지옥을 나누어 다스리는 명계의 왕이다. 본래는 지장전과 시왕전이 각각 독립된 전각으로 분리되어 있었으나, 《불설예수시왕생칠경(佛說豫修十王生七經)》이 편찬된 이후 종래의 현세 기복신앙이 내세 구원신앙으로 바뀌면서 합쳐진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는 고려말 이후 지장전과 시왕전이 명부전으로 결합되었다.

고려말, 조선시대에 그려진 지장시왕도는 염라대왕을 비롯한 시왕이 죽은 자의 죄과를 심판하는 모습을 지장보살이 쳐다보고 있거나, 중앙에 주불로 지장보살이 있고 그 좌우에 시왕이 서 있는 형식이다.

명부전은 대개 법당 오른쪽 뒤에 있는데, 사찰내의 다른 전각들에 비해 격이 떨어지므로 건물의 크기나 양식에서 차이가 난다. 전각내의 불단은 대개 ㄷ자형이며 가운데에 지장보살을 모시고 협시로 지옥을 출입한 승려 도명존자(道明尊子)와 전생부터 지장보살과 인연을 맺었다는 무독귀왕(無毒鬼王)을 두며, 그 좌우에 명부시왕을 둔다.

앞면과 좌우 벽면에는 지장탱화나 시왕탱화를 모신다. 이 탱화는 고성
옥천사명부전(玉泉寺冥府殿:경남문화재자료 146)의 시왕도나 양산
통도사명부전(유형문화재 195)의 시왕도처럼 시왕을 각각 한 폭으로 그리기도 하고, 승주 송광사(松廣寺)의 지장회상도처럼 지장과 시왕을 한폭의 그림에 담는 경우도 있다. 서울 봉은사(奉恩寺)의 탱화는 한 폭에 세 명의 귀왕을 그리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