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는 불교만의 예절과 의례가 있습니다. 처음 불교를 접하는 불자는 불교 예절을 잘 알아야 편한 마음으로 불교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불교 예절의 근본정신은 늘 부처님을 생각하고 가르침을 되새기며 행하도록 도와주는 데 있습니다. 삼보에 귀의한 불자로서 평상시 모든 행이 겸허해야 하겠지만, 특히 수행 도량인 절에서는 항상 경건하고 겸손한 몸가짐을 해야합니다.

자세와 몸가짐

불자는 삼보에 대한 예절을 잘 알고 지켜야 될 마음가짐과 몸가짐이 요구되는데, 몸가짐이 흐트러지면 마음자세도 흐트러지므로 바른 예절대로 행하는 것은 불자가 지켜야 할 의무인 것입니다. 자기를 낮추고 항상 공경하는 마음으로 바른 몸가짐과 바른 예절을 지녀야 합니다.

서 있는 자세

법회나 기타 의식 때 부처님 앞이나 스님 앞에 서 있거나, 사찰이나 탑 등을 참배할 때 가장 많이 쓰이는 예절입니다. 바른 자세는 두 발을 약 45도 각도로 벌리고, 양 팔꿈치와 무릎이 닿도록 바로 서서, 손은 합장을 하거나 차수를 해야합니다. 이때 허리를 펴고 고개는 약간 숙이며, 눈은 콧등을 보듯이 밑으로 내리는데, 오래 서 있을 때도 자세를 흩트리지 말고 피곤하면 두 다리에 체중을 번갈아 싣는 것이 좋습니다. 고개를 자주 돌리거나 다리를 아무렇게나 벌리고 손을 허리에 얹거나 뒷짐을 지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앉은 자세

앉은 자세는 참선할 때의 좌선자세를 기본으로 합니다. 그 대표적인 자세는 결가부좌(結跏趺坐)나 반가부좌(半跏趺坐)입니다. 결가부좌는 먼저 왼쪽 다리를 오른쪽 다리의 허벅지 위에 발바닥이 하늘을 향하도록 올려놓은 다음 남은 오른쪽 다리를 왼쪽 다리 허벅지 위에 교차시켜 올려놓으면 되는데 이때 양 어깨는 편한 상태로 쭉 펴고 두 손은 선정인을 취하거나 차수의 자세를 취하면 됩니다. 하지만 이 자세는 보기보다 어려워서 많은 연습 없이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동작이 아닙니다.

반가부좌는 결가부좌가 어려운 사람에게 적합한 자세로 결가부좌한 자세에서 한쪽다리만 다른 다리의 허벅지 위에 올려놓는 자세입니다. 이 자세에서도 두 무릎이 바닥에 밀착되도록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밑에 깔린 다리 때문에 두 무릎이 모두 바닥에 완전히 밀착되기는 어려우나 결가부좌에 비해 수월하므로 주로 이자세를 취합니다. 이때 염불이나 독경을 제외하고 입을 다물어야 하며, 허리와 가슴을 펴고 턱은 약간 당기되 너무 힘을 주어 몸이 부자연스럽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꿇어앉은 자세

독경이나 염불 시에는 꿇어앉는 자세가 좋습니다. 장시간 지속하기는 어려운 자세이나 예경(禮敬), 축원(祝願)할 때는 건강에 이상이 없는 한 반드시 취해야 할 자세입니다. 무릎을 꿇고 앉아 있을 때의 눌린 발은 절할 때의 발과 같이 오른발을 밑에 두고 그 위에 왼발을 X자로 교차시켜 앉는 것이 보통인데 자세의 어려움을 감안하여 본인의 습관대로 오른발과 왼발을 바꾸든지 또는 두발을 일자로 나란히 놓아 힘들지 않고 오래 앉아 있기에 적합한 자세를 취하면 됩니다. 이때에도 허리를 곧바로 세우고 몸의 평형을 유지하여야 합니다.

장궤(長궤)와 우슬착지(右膝着地)

이 좌법은 특별한 의식 때 쓰는 예법입니다. 수계(受戒) 의식처럼 스님으로부터 소중한 것을 받을 때에 이 자세를 취하는데, 보통 두 무릎을 꿇는 자세와는 조금 다릅니다. 두 무릎을 가지런히 꿇고 앉되 무릎부터 머리끝까지 상체가 수직이 되도록 세우고, 두 발끝을 세워 발끝으로 바닥을 지탱하는 자세를 취합니다. 이때 손은 합장을 하고 고개는 약간 숙이며 눈은 코끝을 보며 약간 내리뜹니다.

이 좌법은 호인(胡人)이 경례하는 예법에서 비롯되었는데, 여기에는 호궤, 좌궤, 장궤의 세 가지가 있으며, 그 중 한쪽 무릎을 땅에 대고 한쪽 발을 세우는 호궤를 불자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이를 우슬착지(右膝着地)라고 합니다. 그 요령은 왼쪽 무릎을 세워 발은 땅을 밟고, 손은 합장을 합니다. 허리가 굽지 않도록 주의하며 나머지는 선 자세와 같습니다.